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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M인터뷰

동문 INTERVIEW

푸드테크 스타트업 마케팅 책임지는 30대 임원, 마켓보로 CMO 박다원 동문

  • 조회수 53
  • 작성자 커뮤니케이션팀
  • 인터뷰자
  • 작성일 2025-05-16
  • 마켓보로 CMO 박다원 동문(독일언어·문화학과 13) 인터뷰



이삭토스트와 요아정의 공통점은? 바로 식자재 시장의 디지털 전환을 이끄는 푸드테크 스타트업 '마켓보로'의 고객이라는 점이다. 


1994년생인 박다원 동문(독일언어·문화학과 13)은 올해 초 마켓보로에서 최연소 CMO(최고마케팅책임자) 자리에 올라 화제가 됐다. 여행 콘텐츠 기획자로 시작해 최연소 C레벨 임원이 되기까지, 새로운 시각으로 혁신적인 마케팅을 펼치고 있는 박다원 동문의 이야기를 숙명통신원이 들어봤다.


1. 안녕하세요,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저는 숙명여자대학교 독일언어문화학과를 졸업한 박다원입니다. 현재 폐쇄적인 오프라인 시장의 유통을 디지털로 혁신하는 기업인 마켓보로에서 CMO로 근무하고 있습니다. 


마켓보로는 기업간 거래(B2B) 식자재 유통 서비스 플랫폼 '마켓봄'과 유통사와 식당을 연결하는 식자재 오픈마켓 '식봄'을 운영하고 있다. 이삭토스트, 요아정 등을 고객으로 확보하며 2016년 창업 이후 9년 만에 누적 거래액 10조원을 돌파했다. 


2. 1994년생인 동문님은 올해 30대 초반의 어린 나이에 C레벨 임원으로 승진했는데요. 동문님이 맡은 CMO라는 직책을 간단히 소개해 주세요.


마케팅 전략을 통해 회사의 성장과 수익성을 책임지는 역할을 합니다. 시장에서 소비자들을 대상으로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는 전반적인 마케팅 플랜을 계획하고 운영하는 직책입니다. 보통 레벨에 C(Chief)가 붙으면 개인적인 직무보다는 회사 경영에 초점을 맞추기 때문에 장기적으로 회사의 비전에 도움이 되는 선택을 하는 사람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3. 첫 회사인 여행 에이전시의 콘텐츠 기획자로 시작해서 마케팅 분야에 새로 도전한 스토리가 흥미로워요. 동문님이 업무 분야를 전환하기로 결심한 계기가 무엇인가요?


처음부터 면밀히 계획한 것은 아니었어요. 제가 여행을 매우 좋아하는데, 당시 여행과 호캉스가 트렌드로 떠오르면서 관련 시장이 많이 커졌어요. 여행 에이전시에서는 PM(프로젝트 매니저)을 맡아 영상을 기획하고 새로운 컨셉을 발굴해 콘텐츠를 만드는 일을 했어요. 소비자들이 원하는 것을 분석하고 설계해서 콘텐츠를 만들었을 때, 그 의도대로 전달되는 것이 재밌었어요. 또한, 데이터 분석에도 관심이 생겨서 *그로스 마케팅을 공부해 마케팅 분야로 넘어왔습니다. 그 덕에 업무에 실제로 도움이 되는 데이터 분석 역량을 성장시킬 수 있었죠. 


* 그로스 마케팅 (growth marketing): 고객 반응에 따라 제품과 서비스를 수정해 나가는 방식. 시장이 원하는 제품, 고객이 원하는 커뮤니케이션 채널을 찾아가는 것을 의미한다. 



4. '최연소 C레벨 임원'이라는 타이틀이 동문님에게 어떤 의미로 다가오는지 궁금합니다. 


제가 입사하기 전 마켓보로는 전통적 방식의 마케팅을 주로 썼어요. 하지만, 제가 입사하면서부터 온라인에서 핫한 마케팅 방법들을 시도했고, 다행히 그 과정에서 좋은 결과가 나왔어요. 이런 성과를 회사에서도 인정해줘서 C레벨이라는 타이틀도 받을 수 있었어요. 더욱 감사하고 뿌듯해요. 


한편으로는 부담감도 커요. 최연소라는 말은 결국 연차가 비교적 짧다는 뜻이잖아요. 물론 연차가 모든 것을 말하진 않지만요. 절대적인 경험이 비교적 적다 보니 어떤 문제에 답을 내릴 때 더 많이 고민하게 돼 부담으로 다가오기도 하죠.


5. 마켓보로의 식자재 오픈마켓 '식봄'에서 직배송을 이용하면 쌀 한 포대를 증정하는 '쌀 무료 이벤트'를 펼쳤는데요. 이탈 고객을 대상으로 한 색다른 캠페인이어서 인상 깊었어요. 이렇게 서비스의 주 고객을 선정할 때 어떤 점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나요?


고객이 경험하는 '와우 포인트'(Wow Point, 고객이 기대 이상으로 감동받는 지점)를 많이 고민해요. 저희 플랫폼에는 식자재를 주문하면 다음 날 유통사에서 직접 물건을 받아볼 수 있는 직배송 서비스가 있습니다. 이 서비스를 경험하신 분들은 다음 달, 다음다음 달에도 생존해 있는 확률이 70% 이상으로 높은 편이에요. 이 서비스가 그만큼 고객한테 만족감을 주고 진성 고객을 만드는 서비스라는 뜻이니, 누구든 경험할 수 있게끔 하자는 취지로 진행하게 됐어요.


타겟을 고를 때 고민하는 것은 그 고객을 획득하는 데 드는 비용이에요. 저희 플랫폼은 이탈 고객이 다시 왔을 때 잔존하는 비율이 다른 커머스보다 높은 편입니다. 고객이 다시 돌아왔을 때의 잠재 가치를 고려하고, 해당 고객층에 투여할 금액을 적절하게 정해야 회사의 수익이 남을 수 있죠.

 

6. 본인을 지금의 자리까지 이를 수 있도록 만들어준 강점은 무엇인가요?


저는 무던하고 융통성 있는 성격이 강점이에요. "별일 아니야", "그럴 수도 있지" 제가 습관적으로 하는 말입니다. 사실 일을 하다 보면 제 뜻대로 되는 게 하나도 없거든요. 그때 순간적으로 흔들리고 힘들어하는 게 아니라, 빨리 털어 버리고 해결 방안을 찾아 다음 단계로 넘어가는 편입니다. 회복 탄력성이라고 해야 할까요? 그런 행동력이 있었기에 여기까지 올라올 수 있던 것 같아요.


7. 학부 시절의 여러 경험 중 현재의 동문님들 만들어준 대표적인 사건이 있나요?


뻔한 이야기지만, 저에게는 도움이 되지 않는 경험이 정말 하나도 없었고 매 순간이 소중했습니다. 저는 요즘 정석적인 취업 루트인 대외 활동이나 인턴 활동을 거의 안 해 봤어요. 대신 다양한 아르바이트와 해외 연수로 경험을 쌓고, 디자인 공부 같은 새로운 도전을 많이 했습니다. 당시에는 쓸모없는 행동이라 생각하기도 했는데, 돌이켜 보면 지금의 유연한 태도와 융통성 있는 사고방식을 형성하는 데 큰 영향을 끼친 것 같네요.


학교 다닐 때 참가했던 창업 경진대회도 많은 도움이 됐죠. 당시 노인 문맹 분들을 후원하기 위해 캘리그라피 엽서로 펀딩을 주최했는데, 그때 작게나마 사업을 해 본 경험이 정말 유익했습니다. 회사의 크라우드 펀딩 프로젝트에서 프로젝트 매니저로서 활동할 때 좋은 자양분이 됐어요.



8. 요즘 인문학을 전공한 학생들이 취업하기가 쉽지 않은데요. 취업을 준비하는 학생들이 꼭 명심해야 할 점이 있을까요?


사실 인문학 전공을 살려서 취업하는 것이 어렵기는 하지만, 그런 현실을 마냥 비관적으로만 생각할 필요는 없어요. 다르게 보면, 인문학은 모든 업무의 토대가 될 수 있거든요. 오히려 뭐든지 할 수 있는 좋은 기회라고 생각하면 좋을 것 같아요. 


특히 요즘 사회는 스페셜리스트(Specialist)보다 제너럴리스트(Generalist)를 선호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나 혼자 잘난 사람보다는 여러 사람이 뭉쳐서 일이 완성되게끔 하는 사람이 고평가를 받는 세상이죠. 그렇게 사람을 모으고 추진해 나가는 일은 결국 인문학도가 제일 잘할 수 있다고 생각해요.


9. 동문님의 앞으로의 목표가 궁금합니다. 


마켓보로는 현재 B2B(기업 간 거래) 사업을 진행하고 있는데요. B2C(기업과 소비자 간 거래) 차원의 일을 B2B에 적용해 보고 싶습니다. 예를 들면 원래는 기업이 소비자를 대상으로 진행하는 팝업 스토어를, 식당 사장님처럼 마치 하나의 기업 같은 자영업자분들을 위해 여는 거예요. 이런 식으로, 본래 운영하던 기업 간 거래 사업을 더 색다른 방식으로 성공시키고자 하는 꿈이 있습니다. 


저는 정말 숙명여대를 자랑스럽게 생각해요. 학교의 슬로건이 '세상을 바꾸는 부드러운 힘'이잖아요. 그 말처럼, 저는 부드러운 힘, 부드러운 카리스마를 가지고 계속 일을 해 나가고 싶습니다.


10. 동문님처럼 더 높은 곳을 향해 나아가고자 하는 숙명여대 학생들에게 조언 부탁드립니다.


'지지자불여호지자, 호지자불여락지자(知之者不如好之者, 好之者不如樂之者)'라는 공자의 말씀이 있어요. 어떤 것을 알고자 하는 사람은 그것을 좋아하는 사람만 못하고, 좋아하는 사람은 즐기는 사람만 못하다는 뜻인데요. 제가 사회에 나와서 보니 정말 그 말이 맞더라고요. 우리의 삶은 어떤 끝이 있는 게 아니라 호흡이 긴 싸움이거든요. 그 안에서 성공하려면 결국 내 일을 즐기지 않고서는 불가능합니다. 본인이 진정으로 즐길 수 있는 것을 찾아보세요. 여러분이 지금 하는 일 중에 조금이라도 재미있고 보람된 요소는 무엇인가요? 이 질문의 답을 풀어 나가는 과정이 곧 더 높은 곳으로 갈 수 있는 길이 될 거예요. 


취재: 숙명통신원 23기 우지윤(한국어문학부 24), 이세은(독일언어문화학과 24)

정리: 커뮤니케이션팀